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깊은 바닷속에 갖힌 기분이었다. 바다는 수면 위에서 보면 파랗지만, 깊은 바닥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뿐이다. 그 어두운 바다를 촉수의 감각을 이용해 기어다니는 수중생물이 된 느낌이었다. 워낙 예전부터 시력이 나빴기 때문에 안경이 없으면 기분이 불쾌해지기 마련이었다. 또렷하게 보이던 세계가 모든 형태를 잃고 어렴풋하게 보일 때...
카가미는 뿌옇게 변해버린 멍한 머리로 한참을 생각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봐야 답이 나올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의 위에서 으르렁 거리고 있는 상대에게 집중하기엔 상대가 그리 좋지 못했다.- 카가밋치, 또 딴 생각하네요.- ……평소의 발랄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낮고...
누구나 인생에 ‘처음’이란 건 특별하다. 농구가 나에게서 가져간 처음은 어떤 것을 행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성취감. 그리고, ‘그’가 나에게서 가져간 처음은… 누군가를 보며 느낄 수 있는 가슴의 두근거림. 세상의 정의에 의하면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첫사랑이에요> 키세 료타 × 카가미 타이가 1. 胸騒ぎの始ま...
part.1 - 나에게 관심 없는 여자는 당신이 처음임다! “미도리마군, 이쪽 좀 더 보고. 키세군은 좀 더 허리 숙이고. OK! 좋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셔터 소리는 언제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귀를 때리는 셔터의 찰칵이는 음, 눈살을 찌푸리고 싶을 정도로 밝게 터지는 플래시. 모델이라는 일을 업으로 삼았으면 그만두는 그날까지 안고가야 할 것들임...
“카가밋치, 질문이 있슴다.” “질문?” “네.” 굳이 자신을 체육관 구석으로 끌고 가는 이유가 뭘까 했더니 질문이 있다는 말에 카가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본적으로 키세 료타라는 인물은 질문이 있다고 해서 이런 후미진 곳으로 사람을 데리고 오는 인물이 아니다. 바보 소리를 듣더라도 모두가 있는 곳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해결하는 것에 익숙한 인물이다....
https://twitter.com/gotka_nim/status/854488882334679041 학교 축제에서 타로점 보는 쿠로오 / 방백님 그림 사건은 쿠로오가 모르는 곳에서 천천히 몸을 불리고 있었다. 그것이 어떠한 형태를 띠게 된 후 가늘지 않은 자신의 발목을 움켜쥐기 전까지, 쿠로오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 축제를 앞두고 어수선한 ...
Midorima Shintaro SIDE 달이 밝은 밤, 자신을 내려다보는 어머니의 눈에는 슬픔과 간절함이 가득 차 있었다.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그 맑은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도리마는 작은 손을 말아 쥐었다. ‘누구한테도 절대 네가 라이칸이라는 것을 밝히면 안 돼. 알겠지?’ ‘왜요?’ ‘그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신타로…’ 차마 말을...
Ep 1. 첫만남 그러니까 ‘토도 진파치’는, 이름만 대면 일본의 누구나 알 법한, 꽤나 유명한 아이돌 그룹의 얼굴마담이었다. 인생살이 모든 것이 폼생폼사, 자화자찬, 나르시즘으로 점철되어 있는 이 아이돌님은 지금 매우 기분이 나빴다. 아니, 기분이 나쁘다는 것만으로는 정리할 수 없는 인생 최고의 난관에 부딪혀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마키시마군, 우선...
타카오는 멍하니 미도리마의 등을 보고 있었다. 슛을 쏘는 미도리마의 등은 언제나와 다름없이 듬직했지만 오늘따라 멀어보였다. 기적의 세대와의 시합을 통해 많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어쩌면 자신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저 한 팀으로서 믿고 호흡을 맞추는 것이지, ‘기적의 세대’처럼 ‘친구’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는 않을지도 모른다. 전 캡틴인 아카시 세...
* 방백님 그림을 보고 쓰게 된 조각글 https://twitter.com/gotka_nim/status/848417028578844672 그러니까, 쿠로오가 그 올빼미를 주운 것은 그냥 그런 평범한 하루였다. 교양 수업을 자체 휴강하고, 학교의 잔디에서 뒹굴며 놀다가 동기들의 꼬임에 넘어가 낮술을 한 잔 하고, 술에 취한 채 전공수업을 날로 듣고 자취방으...
미도리마는 눈을 감은 채였다. 자신보다 키는 물론이고 앉은키도 한참 작은 타카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세상 통달한 얼굴로 램 수면에 빠져 계셨다. 타카오는 핸드폰의 꺼진 액정에 비치는 모습을 바라보며 실없이 웃었다. 미도리마는 최대한 아닌 척 하고 있었지만, 처음 이 ‘데이트’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제법 기대했었다는 걸 타카오는 알고 있었다. 놀이...
“쿠로오… 그저, 진심이야?” “그걸 꼭 다시 말로 해줘야…” “내가 단세포긴 해도, 오늘이 ‘만우절’이라는 것 정도는 알아.” “…….” 가볍게 대꾸하려던 쿠로오는 상대방의 진지한 얼굴에, 본드로 붙인 것처럼 입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원래 예상했던 대로라면 상대방은 이런 반응을 보이면 안됐다. 훨씬 가볍고, 좀 더 어리버리한 반응을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2D 2.5D 3D가 통합된 덕질의 망망대해 어딘가를 헤매고 있는 한 마리 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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